서울시의회가 광화문광장에 국기게양대를 설치해 태극기를 연중 게양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키자 문화연대는 조례가 “시대착오적이고 구시대적”이라며 국기게양대 설치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문화연대는 8일 ‘국민의힘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비민주적인 광화문 광장 국기게양대 설치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3일 본회의에서 ‘서울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처리했다. 광화문광장에 대형 국기게양대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 조례를 발의한 김형재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지난 2월 시정질문에서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상시적으로 게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화연대는 “광화문광장의 국기 게양이 왜 지금 시점에 다시 등장했는지, 누가, 왜, 국기 게양과 게양대 설치를 욕망하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성이 표출되는 공간을 통제하는 문제이고, 국가주의와 전체주의를 통해 권력에 충성을 합의하게 만드는 장치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

문화연대는 “조례안 발의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확인했다”며 “(광화문광장에) 국기 게양대를 영구조형물로 설치하려면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올해 두 차례 있었던 위원회에서는 광화문광장 국기 게양대 설치 및 상시 게양 사안이 논의조차 된 적이 없다”고 했다.

문화연대는 해당 조례에 대해 “규정에 따른 최소한의 논의도 없고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통과됐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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